Alumni Special Interview는 KFAS 서포터즈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재단 동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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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서원 교수(해외유학 15기/대학특별 10기), 이용우 장학생(문우림 제1기)
이번 Alumni Special Interview에서는 특별히 진짜(?) KFAS 가족 두 분을 모셨습니다. 심리학에서 마케팅으로 연구 지평을 확장해 온 안서원 교수와 과학철학과 물리학을 공부 중인 이용우 장학생입니다. 각자의 길에서 학문을 탐구해 온 두 분이 모두 재단의 장학생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만큼, 세대와 전공을 넘어 이어지는 학문적 영감, 같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으로서 재단이 삶과 연구에 미친 영향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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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홈커밍데이에 참석한 안서원 교수와 이용우 장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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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두 분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지 함께 소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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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에 마케팅 전공 교수로 있는 안서원입니다. 마케팅에서는 주로 소비자행동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인지심리학,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선택과 판단에 대한 분야를 공부했고, 이것이 소비자 의사결정과 맞물려 마케팅 전공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 분야가 행동경제학이 태동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분야라, 얼마 전까지 행동경제학의 기초가 되는 이론을 소개하고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관련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행동경제학: 그 시작과 전개’를 집필했습니다. 경제사회총서 시리즈의 한 권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막 초고를 넘긴 상태입니다. 넛지에 대한 장도 있는데, 이 부분은 아들(이용우 장학생)이 집필을 맡았습니다. 용우가 넛지에 대해 졸업논문을 썼고, 해외학술대회에서 발표도 했던 터라 부탁을 했고 좋다고 해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용우 장학생: 안녕하세요, 독일 뮌헨대학교(LMU)에서 철학과 물리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용우라고 합니다. 독일에 오기 전에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했고, 재단의 문우림 장학생 1기로 2년 동안 활동하였습니다. 문우림 프로그램 수료 후 현재는 재단의 다른 장학생 및 동문들과 함께 <동아시아 학제연구모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 연구 분야는 물리학의 철학(Philosophy of Physics)으로 물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철학적 문제를 다룹니다. 제가 관심 있는 주제로는 양자이론의 개념적 토대와 해석, 대칭성과 쌍대성, 시간 등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리 이론이 세계에 대해 말해주는 바를 엄밀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정립하는 것이 주된 학문적 관심사입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철학적 문제 일반에 관심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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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KFAS 가족이 되셨다는 사실이 두 분께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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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 재단을 매개로 함께 얘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생겼다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에 대한 동기는 어릴 때부터 연구자이신 부모님을 보며 자라다 보니, 제게도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어릴 때는 공부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제게 공부하는 것을 크게 권유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무언가에 열중하고 천착하는 것이 존중받는 환경에서 자라왔던 것 같고, 이것이 나중에 학문을 하고자 결심하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때 행동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어머니와 관련된 대화를 많이 나누기도 하였고, 앞서 얘기가 나왔듯 최근에는 책 저술 작업도 함께 하면서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을 일찍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학자로서의 삶, 가치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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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님께서 재단 장학생이셨던 게 이용우 학생의 문우림 장학생 지원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이용우 학생은 문우림 활동을 하며 얻어간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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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용우가 어릴 때 재단 야유회(지금의 홈커밍데이)에 몇 번 데리고 갔었고, 제가 어떻게 공부를 하게 되었는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재단 얘기가 빠질 수 없기에 그럴 때 재단 얘기를 한 것이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유학 시절 장학금으로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감사한 일이지만 대학 시절과 유학 준비 시절 재단 프로그램도 재단 장학생이었기에 가능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광호 교수님의 한문 수업이 기억에 남고, 도서관도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최신 원서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당시 학교는 개가식이 아니어서 서고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재단 도서관에서 읽은 책으로 지금 공부하고 있는 전공 분야도 정하게 되었으니 재단에서의 경험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용우 장학생: 문우림 활동을 하며 동양의 지적 전통과 유산을 오늘날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고전에 숙달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기에 가능했던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답사 활동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걸으면서 느꼈던 바는 책을 읽거나 설명을 듣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Korea-Nordic Future Challenge, 제주포럼, 미래세대 토론회 등 운이 좋게도 다양한 재단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견문을 넓히고 국제적 감각을 기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학 혜택을 받으며 이렇게 다양한 경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은 재단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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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동료 장학생들과의 교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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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유학 준비할 때 다른 장학생들과 같이 영어회화공부를 했던 것과 시카고 대학에 같이 갔던 이재경 선배, 먼저 가 있었던 주은선, 최인수 선배, 주상우 동기가 정착하는 데 여러 도움을 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공부 마치고 돌아왔을 때 하영원 교수님께서 서강대 BK21 사업단 연구교수를 제안해주신 것도 재단을 통한 인연 덕분이었습니다. 제 전공 분야를 김용학 교수님을 통해 들으신 뒤, 심리학적 접근이 조직과 경영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시고 저를 경영학과 연구교수로 제안해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흔한 일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경영학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용우 장학생: 사소하지만 매주 토요일 문우림 강의가 끝나고 동기들과 함께 점심을 먹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을 공유하기도 하고, 공부한 내용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면서 소속감이 깊어지고 끈끈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자주 연락하면서 지낼 만큼 좋은 인연이 생겼다는 것이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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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전공이 다름에도, 학문을 대하는 태도나 삶의 가치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KFAS DNA’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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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공부하는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용우가 고등학교 때 경제학과를 가고 싶어하다가 점차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유전공학부로 들어가서는 철학을 선택할 때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중세 불어학을 전공한 남편도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지금까지 왔으니 말릴 입장이 아니었지요. 제가 그리 생산적인 연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용우도 그런 재미와 흥미를 느끼며 계속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용우 장학생: 저도 어머니와 생각이 유사한데, 무엇이 됐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는 것이 저희 가족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 든든한 응원이 있기에 저도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데에 열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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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도 홈커밍데이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하셨는데, 돌아보았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무엇이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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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홈커밍데이에는 드문드문 참석했고, 24년도가 네 번째였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용우가 세 살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온 가족이 갔는데, 용우가 당시 피처폰을 쓰고 있었고 스마트폰을 받고 싶은 마음에 축구를 열심히 하고 결국 막판에 한 골을 넣어 축구 MVP로 뽑혀 스마트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등산을 완주해서 받은 남편의 추첨권이 당첨되어 스마트폰을 하나 더 받게 되었습니다. 이미 하나 받았으니 하나는 반납하자는 저의 의견은 가족들의 흥분에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그때 이후로 한 가족에 스마트폰 하나라는 방침이 생긴 것 같습니다^^ 24년도에는 용우도 같은 장학생으로 참석하게 되어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50주년 행사로 은퇴하신 임희자 선생님을 뵙게 되어 무척 반가웠고,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인 김달영 교수님이 재단 장학생인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제 번호가 뽑혀 최태원 이사장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끝까지 이겨 스마트폰을 받게 된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용우 장학생: 어머니와 동문으로서 무언가를 함께한 경험이 처음인지라 참여 자체로도 제게는 인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어릴 적 그저 어머니를 따라서 왔었던 행사에 저도 한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막판에 상품을 두고 어머니와 제 동기 장학생이 남아 가위바위보를 하던 장면 역시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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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경력을 살펴 보니 경영학과 교수로 시작하셔서 심리학과, 의과대학 등을 거쳐 지금은 경영학과에서 소비자심리학을 연구하고 계신 것 같더라구요. 지금의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시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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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98년 공부를 마치고 와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하면서 워킹맘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서강대 일이 끝날 때쯤 성균관대 심리학과에서 연구재단 과제로 연구원을 구해 옮겨서 일하게 되었고, 이 일이 끝나 갈 때에는 고대 의학교육학 교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고대, 연대 심리학과 BK21 사업에서도 일했는데, 2010년 지금 대학에 전임으로 오기까지 2~3년 기간의 프로젝트에서 일을 하다 보니 소속 프로젝트의 주제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늘 그 중심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을 하기 위해 관련 판단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전임이 되고 나서도 공동 연구를 하면서 소비자행동의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제가 소비자로 느끼는 문제를 단독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선호(preference)와 관련한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 박사논문이 선호 학습에 대한 것이었고 방법상 경험적인 연구가 어려운 주제였는데, 지금은 온라인 상에 워낙 많은 데이터가 있어서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선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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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및 연구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은 무엇이었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한 교수님의 기준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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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저는 주로 실험을 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논문을 씁니다. 실험을 하기 전에 기존 문헌을 보면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가설을 다듬고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설계를 합니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후 결과가 예측한 대로 나오지 않으면 논문을 쓰기 어렵습니다. 예측한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가설을 수정하고 다른 설명 요인을 찾아 논문은 쓸 수 있는데 결과 자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으면 논문을 쓸 수가 없습니다. 2015년 하영원 교수님과 ‘선망(envy)’에 대한 연구를 함께 시작했는데, 정서에 대한 연구가 처음이라 해당 정서를 유발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정서를 유발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반복해도 마찬가지였고, 미국과 비교문화연구로 진행한 것이었는데 미국 데이터는 결과가 잘 나오는데, 우리나라 데이터는 예측한 차이가 계속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부러움(benign envy)과 시샘(malicious envy)의 양가적인 감정(mixed emotions)이 동양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동시에 일어나고 이것이 상쇄되면서 선망의 감정을 느껴도 선망의 대상인 제품을 구매하려고 돈을 더 지불하지는 않는다는 해석을 할 수 있었고, 21년에 해외저널에 논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자세히 얘기한 것은 연구자에게 중요한 두 가지 덕목을 얘기하고 싶어서입니다. 하나는 보통 ‘grit’이라고 얘기되는 끈기이고, 다른 하나는 유연한 사고입니다. 만약 계속 결과가 안 나온다고 포기했더라면, 처음 가설에만 집착했더라면 논문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혼자 겪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같은데 공동 연구라 끝까지 밀고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데이터가 많아도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이론이 없으면 데이터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경험도 톡톡히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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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현재의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 계기와, 그 관심을 지속하게 해 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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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 사실 철학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으레 그렇듯이 니체와 실존주의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러다가 비판 이론, 푸코, 한병철 등 대륙 전통의 사회철학에 관심을 가졌고, 공부를 하다 보니 사실은 제가 근본적인 질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유의지, 합리성, 의식, 자연법칙 등 학문이나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고, 분석철학은 이러한 질문을 체계적이고 엄밀하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물리학 역시 같은 계기로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양자역학이나 상대성 이론과 같이 우리의 상식을 뒤흔드는 이론들은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었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궁금한 것들이 늘어났습니다. 니체를 좋아할 때부터 지금까지 철학과 물리학 공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결국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과 관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잘 정리되었던 생각들이 무너지고, 그 위에 새로운 토대를 쌓을 때 정신이 고양되는 경험만큼 즐거운 것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도 양자 중력 관련 강의를 들으며 시공간의 우연성과 시공간이 없는 물리 세계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있었는데, 시공간도 없는 세계에서 도대체 물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신비로움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컨대 끝없는 수수께끼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시도들을 만나는 것이 철학을 공부하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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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림 활동을 하며, 역사나 고전 연구가 오늘날 사회 문제를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준다고 느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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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 문우림 활동을 하며 한 가지 배운 것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사회 현상들이 과거 조선이나 대한제국의 시절의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치 역사에도 관성이 있는 것처럼 수도권 집중, 사회적 유동성, 교육열 등과 같은 현상들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사회 문제를 성찰하고 해결하는 데에 있어 우리가 가진 역사적 특수성과 문제의 연속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단순히 현대의 문제로만 바라보게 되면 문제의 중요한 단면을 간과하는 것이고요. 고전 연구는 과거의 사회 맥락과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처럼 균형 있는 시각을 기르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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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문우림 장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문우림에 임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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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 2년 동안 꾸준히 배우면서 동아시아 고전과 역사, 문화에 대한 소양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한문을 잘하는 상태에서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즐겁게 공부하면서 동아시아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을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이에 지금도 동양철학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앞서 언급한 동아시아학제연구모임을 통해 배움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무어라 조언할 자격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향후 고전을 연구하고자 하는 분들께 가진 한 가지 바람은 있습니다. 과거 많은 훌륭한 학자들은 선인들의 말을 빌려 그 시대에 부합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즉, 고전은 그것을 그대로 보존하고 익히는 것보다도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계승할 때 그 가치가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철학에는 소위 ‘아리스토텔레스주의’나 ‘흄주의’라고 불리는 학문적 분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과거 학자들의 견해에서 영감을 얻거나 이를 일부 변용하여 오늘날의 철학적 논쟁에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고전 해석에 충실한 ‘Aristotle’s view’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취지와 핵심 정도만을 공유하는 ‘Aristotelian view’를 개발하는 데에 열중한다는 점입니다. 즉, 방점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질문을 답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과 생각을 개발하는 데에 찍혀 있지, 과거의 학자들의 입장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독립적인 문제로 간주됩니다. 저는 동양의 지적 전통 역시 오늘날 중요한 문제들에 영감을 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한 때 후견주의(paternalism)에 대한 학부 논문을 쓰면서 고대 유가의 정치 사상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문헌학적 작업에 그치지 않고, 과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과 관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향후 고전을 연구하실 분들이 고전에 숙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이론적 발전을 주도해주시기를 항상 바라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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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은 「전략적 대화로 본 썸타기 – 화용론적 분석」(『철학사상』)에서 썸타기 담화를 전략적 말하기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암시와 ‘부인 가능성’ 개념을 통해 연애 초기 단계의 모호한 의사소통 구조를 설명하며, 화용론 이론을 일상적 상호작용에 적용한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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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대화로 본 썸타기 – 화용론적 분석」 논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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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장학생: 학부 때 화용론(pragmatics) 스터디를 하고 재미로 써 본 논문인데, 철학사상에 게재도 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과거 화용론이 대화 참여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의사소통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위주로 발전해왔다면, 오늘날에는 협상이나 법정 신문 등 대화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불일치하거나 서로의 목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전략적 상호작용을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노력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썸이라는 현상을 전략적 대화로 규정하고, 그 의사소통 양상을 화용론과 게임이론의 틀로 분석해 본 글을 써보았습니다. 사실 전략적 대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존재해왔기에 과거에도 오늘날의 썸과 유사한 무언가는 계속 있어왔을 것입니다. 물론 질문해주신 것처럼 과거에는 맥락 의존적인 호감 표현이 지금보다 더 많았을 수 있고, 일종의 게임으로서의 대화의 성격이 더 강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가장 유의미한 차이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환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논문에서도 지적했지만 썸이 하나의 현상이 된 시기는 카카오톡 등이 대중화되면서 의사소통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된 시기와 맞물립니다. 물론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으나 디지털 환경이 전략적 대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저는 나름의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자를 주고받을 때 더 오래 고민하고 보낼 수도 있고, 표정 관리를 할 필요도 없으며, 이모티콘처럼 명시적이지 않은 의사전달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전략적 대화가 더 쉬워졌기에 썸도 하나의 현상으로서 퍼져나간 게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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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장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공익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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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제가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접었지요.^^ 제 연구가 공익적 가치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개개인의 삶에 대한 존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희 분야 연구 중에 ‘심리적 무감각(psychological numbing)’이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사고나 질병, 정치적 갈등이나 분쟁으로 인한 다수의 고통을 통계치로 제시하는 경우 별다른 감정이나 반응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반면 구체적인 한 사람의 사례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국 공익적 가치도 개개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견고하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용우 장학생: 다양한 의견과 생각에 노출되고 이를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확증 편향이 심각한 문제인데, 정보의 홍수 속에서 통제권을 쥐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역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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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실천하고 싶은 장기적 목표, 또는 개인적 비전이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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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지금까지 제 전공과 관련해 세 권의 책을 썼는데, 주로 기존 연구를 정리해서 쓴 것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남은 기간 선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 연구로 누적된 결과를 중심으로 ‘선호의 심리학(가제)’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이용우 장학생: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해 과학철학을 계속 공부하고자 합니다. 훌륭한 학자가 되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이를 통해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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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재단 동문분들께 전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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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원 교수: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고 향후 다른 기회에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우 장학생: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재단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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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림 제6기 장학생 모집(4/20(월) ~ 5/11(월))
- KFAS 해외유학 워크숍(Study Abroad Workshop) 참여자 모집(5/8(금)~6/1(월))
- 강익성 교수(前 UC Berkeley Post-doc),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부임(2026년 1월)
- 최소연 교수(前 Wisconsin-Madison),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부임(2026년 3월)
- 최성현 교수(前 삼성전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부임(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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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및 제작
김시연 장학생(문우림 제3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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