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umni Special Interview는 KFAS 서포터즈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재단 동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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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강원 모레 CEO(대학원 21기), 김한준 퓨리오사AI CTO(대학원 17기)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9월 19일(금) 재단 장학생 출신으로 현재 AI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도전 중인 기업가들을 모시고 'AI 스타트업 토크'를 개최하였습니다. AI 기업가들의 도전기를 통해 영감을 받고 싶으신 분, AI 스타트업에는 어떤 인재들이 모여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 선배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자신의 꿈과 도전과제를 찾고 싶은 분 등 다양한 분들을 초청한 자리였는데요. 행사가 끝난 후 재단 후배 장학생이 직접 연사들을 만나 이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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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저 두 분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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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모레(moreh)라는 스타트업 대표를 맡고 있고요. 저희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쉽게 말씀드리면 AI가 여러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한준 CTO: 저는 퓨리오사AI의 김한준입니다. 기존에 GPU로 구동하던 칩보다 더 효율적으로 AI를 구동해서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AI 반도체를 만들고, 사람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소프트웨어도 같이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저는 여기서 반도체 설계, 아키텍처를 맡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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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박사 학위 취득 후 학계에 남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선택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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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TO: 저는 창업하기 전에 삼성에 입사했었거든요. 논문을 쓰고 연구하는 것보다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세상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구현하고 실제로 만들어서 결과를 보여주는 과정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연구보다는 회사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회사에 다니던 중 반도체 기업 자문 때문에 실리콘밸리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2016년 당시 그곳에서 AI에 의한 변화와 기록들이 탄생하는 걸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이 분야가 앞으로 중요하고,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 뛰어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조강원 대표: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 대학원에서 재단 장학생으로 지원을 받아 GPU 슈퍼컴퓨터 쪽으로 연구를 했어요. 다만, 그 당시에는 AI는 아직 없었고, 과학 계산 시뮬레이션 용도로 GPU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GPT-3가 나오면서 사람들이 ‘슈퍼컴퓨터를 쓰면 초거대 AI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연구했던 것들을 이 분야에 적용하면 더 큰 스케일로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기술적으로 보면 과학 계산 시뮬레이션보다 AI가 적용하기 쉬운 문제이기 때문에도 해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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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키우시면서 가장 크게 느낀 장벽은 무엇이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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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가장 큰 장벽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첫째는 인력 문제입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전세계에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제한적이죠. 둘째는 시장 문제입니다. 스타트업은 고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하는데,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고 고객이 적습니다. 결국 고객을 만나 제품을 검증하고 성장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국 시장의 제한이 가장 현실적인 장벽이었습니다.
김한준 CTO: 저도 공감했어요. 사실 비슷한 생각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들도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인재들의 경우도, 미국에서는 큰 기업 간 경쟁이 심하지만, 한국에서는 특정 챌린지나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인재들이 모여드는 경우도 있어요.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반도체 같은 분야는 과거 우리 기반 사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도 큰 장점이죠. 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러한 반도체나 도전적인 분야를 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영역은 우리나라가 할 일이 아니다. 미국이나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는 틈새를 파고 들어야 한다”라는 생각들이 있죠. 그렇게 보면, 우리가 뭔가를 시도할 때 잘 안 될 거라거나, 마치 되는 것처럼 포장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시장 문제인데, 산업의 잠재력은 큰데 투자 측면에서는 국내 시장이 제한적이라고 느껴 과감한 장기 투자가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시각들은 앞으로 깨질 것이고, 파운데이션 모델, 시스템 소프트웨어, 반도체 분야 등에서 충분히 미국이나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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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2년 후 가장 크게 달라질 부분이 무엇일지 두 분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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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TO: 2년 뒤를 예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2년 전을 생각해보면, 2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어려웠죠. 사실 그 사이에 발생할 변화가 정확히 무엇일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2년 안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에이전트와 함께 업무를 처리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거나 학습하면서 일을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답장이나 예약을 대신 처리하는 등, 에이전트가 많은 일들을 대체하게 될 거예요.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개인 프라이버시나 내 정보를 에이전트에게 맡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을 수 있지만, 편리함 때문에 결국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 이후로 단순히 개인 에이전트에 머무를지, 아니면 사회 전반적인 영역까지 영향력을 미칠지는 다음 단계의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조강원 대표: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응용 분야가 대개 비슷하잖아요. 예를 들어 챗봇, 코딩 같은 몇 가지 대표적인 응용이 있는데, 앞으로 2년 동안 얼마나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서 이를 어떻게 새롭게 적용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변화가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서로 다른 분야에는 서로 다른 데이터와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니즈가 늘어날 거예요. 미국의 선도 기업들을 보면 한국에서 우리가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산업이 커지면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기존 회사들이 다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저희 두 회사를 포함한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산업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하려고 하고, 고객에게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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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된 것이 개인적인 커리어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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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저는 대학원 장학생으로 선발됐었는데, 사실 박사과정을 10년 동안 했습니다. 처음 박사과정에 들어갈 때는 논문 쓰는 것을 위주로 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슈퍼컴퓨터 개발도 해보고, 정부 사업도 신청해 보고, 다양한 일들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때의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오래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고, 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된 것이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김한준 CTO: 말씀을 듣고 많이 공감합니다. 저도 박사과정을 10년 정도 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도 그 과정에서 클러스터 컴퓨팅 등 여러 컴퓨터를 다루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고, 재단에서 도움을 주신 것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재단 홈커밍데이나 행사에 참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함께 했던 친구들과 이후 과정에서 소통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 중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반도체 관련 고민을 나누며 배우고 공유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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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박사님은 지난 6월에 이천에서 진행된 KFAS 2025에도 참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분들과 이야기했던 경험이나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짧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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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TO: 네, 재단 초청으로 저도 참여를 했습니다. 그때 주제도 ‘AI’였는데,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과 업계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뜻깊은 자리였고,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저는 반도체 관련 학회나 업계 모임에 가면 거의 같은 업계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는 인문사회학 교수님들과 다양한 주제로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성격, 우울증, 아동 관련 문제 등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창업을 하신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온큐를 창업하신 김정상 교수님과 이야기하며 다른 창업자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을 수 있었고, 교수님들께서도 스타트업 창업을 지지하면서 학계 측면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논의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석학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시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그것이 많은 인사이트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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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로서, 기업의 리더로서 직접 뽑고 싶은 인재는 어떤 역량이나 태도를 가진 사람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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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사실 AI가 나오면서, 주니어들이 취직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AI가 잘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중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좋은 문제를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 레벨에서 방향성과 전략을 설정하고, 그 밑에서 실행하는 영역까지 있다고 할 때, 아랫단의 영역은 어느 정도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위쪽 영역은 아직까지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AI라는 분야가 변화가 빠른 분야입니다. 2~3년 같은 방향을 고집하기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끊임없이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김한준 CTO: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AI 시대라서 특별히 어떤 다른 인재가 필요할까?’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가 실제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저희가 푸는 문제들은 보통 도전적인 문제들이고,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직면했을 때,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생각하고, 서로의 분야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이슈를 잘 추상화하여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AI 시대라고 해서 이 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고, 같은 과정을 함께 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같이 풀 수 있는 인재들이 결국 기업에 필요한 인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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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재가 성장하기 위해서, 지금 후배 장학생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준비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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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TO: 어떤 문제에 깊이 있게 몰입해서 해결해보는 경험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뭔가를 만들어보거나 최적화를 하거나, 극한의 레벨까지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조금 더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깊이 고민하고, 몸부림치고, 다른 사람과 부딪쳐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 학교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얕은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치면, 그러한 프로젝트를 세계적인 수준까지 깊이 있게 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소프트웨어를 깊이 있는 레벨까지 최적화를 해보는 것과 같은 경험들이 문제를 해결해 보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중요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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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런 인재들이 나오기 위해서, 개인이 해야 하는 노력 외에 사회가 해줘야 하는 지원은 무엇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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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제가 사회에까지 조언을 할 위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은 분이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대학 교육은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 위주였고, 짧은 숙제·시험 주기로 진행되었죠. 그런데 학생들이 긴 호흡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경험을 대학에서 제공하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지원도 그런 방향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창업까지는 아니더라도 1년 정도 자신의 전문지식을 살려 비영리활동을 해본다거나, 한 분야에 깊게 몰두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한준 CTO: 저도 사회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기존 교육 시스템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교육의 현황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느끼고 있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 대학 교육 시스템이 맞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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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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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TO: 저는 사실 현재 세대에게 정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세대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데, 지금 20대는 AI 네이티브 세대로서 이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뻗어 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자라고 있는 세대에게 많은 것이 기대가 되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도 거기에 함께 참여하고 싶고, 만약 이 세대가 잘하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부럽기도 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자신이 가진 생각들을 끝까지 뻗어 나가면 기존 기성 세대와는 또 다른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강원 대표: 요즘 20대에게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으니까 일종의 위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런 때일수록 남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관심이 있고 정진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가 돌아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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